남해집
location : Jung-gu, Busan
program : dwelling with shop
area : 177.31 m2
structure : steel frame structure
photographs : Yoon, joonhwan
이 프로젝트는 수육집을 운영하는 가족이 30년 넘게 살아온 부평시장내 일본식 상가주택의 증축리모델링이다.
건축주의 두 남매는 이 집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자신들의 집에 대한 애착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가족들의 추억이 담긴 공간을 지키고자 한 것에서 생긴 것이었다.
어떻게든 있는 그대로를 보존하고 증축이 가능한지를 의뢰해왔고 우리는 일본식 상가주택의 리모델링이라는 다소 생소한 리모델링에 흥미를 가지고 시작하였다.
기존 주택은 일렬로 배치된 기존 일본식 병용주택의 형태를 띄고 있다. 10여년전 리모델링 하기 전의 모습을 들어보니 다다미에 일본식 문들이 복도 양쪽으로 있었다고 한다. 상가 뒤 쪽으로는 마굿간들이 있었는데 작은 상가로 활용되다가 10여년전 화재로 다 불타서 없어졌다고 한다. 1층은 상가로 활용되면서 거의 훼손되어 우리가 보존할 수 있는 부분은 시장에 면하고 있는 박공지붕의 2층 뿐이었다.
일단 클라이언트 요구에서 발코니에 대한요구가 있었는데 2층 기존주택 지붕 때문에 3층면적을 활용하기란 너무 협소하였다. 우리는 발상을 전환하여 옥상테라스를 2층 지붕과 연계하여 중간층에 빈 공간을 만들어 마당으로 활용하자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이로 인해 기존 건물과 증축된 건물간의 완충공간이자 두 공간의 접점인 마당을 만들 수 있었고 누가보더라도 기존 건물의 증축 리모델링이란 것을 인식 할 수 있었다.
이런 뚜렷한 특징의 공간은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외부에서는 알 수 없게 된 옛 건물의 존재를 드러내주어 리모델링의 한 사례로서 위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 일본식 주택 내부의 특징은 가변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공간의 다양성을 위한 가변성을 우리는 좁은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는 특징으로 변환하여 사용하고자 하였다.
이는 열린 천장과 함께 그 느낌이 증대되어 좁은 느낌의 주택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해줄 수 있었다.
3층에 마당이 생기면서 4층 전부를 온전히 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상업지역의 특성상 생긴 맞벽건축으로 채광 통풍의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조그만 중정을 배치하였는데 이는 법적인 제한으로 증축 면적의 한계가 있는 것에 대한 해결책이기도 하였다.
리모델링 하면서 마음이 아픈 곳이 있었다. 두 남매가 태어나 자란 공간이 법적으로 도로위에 존치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잘라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아픔의 흔적으로 종도리와 대들보 일부를 남겨놓았다. 그 흔적으로 옛 공간을 회상할 수 있게 한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오랜세월 간직한 가족의 추억은 옛 건물의 정취와 함께 묻어나고 좁은 시장 속에서 마당은 심미적으로 풍요로운 느낌을 선사해줄 거라 기대하며 부평시장의 터줏대감으로서 오랫동안 잘 살아내주길 바란다.